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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만들기 외교안보 제언]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2-03-17 10:47    740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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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구상을 요약하면 ‘국익’과 ‘통합’이다. 윤 당선인은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욕을 보인다. 국민이 잘살기 위해선 바깥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외교안보가 안정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 외교는 정부가 바뀌는 5년마다 새로운 출발선에서 시작했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의 호응을 유도하던 외교관들이 정권 교체 뒤 대북 압박의 필요성을 설파한 게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것 역시 정권의 부침에 따라 외교의 방향성은 물론 정부 간 합의마저도 무효화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준 사건이었다.

진보와 보수 간 교체가 이뤄지면 대외 정책의 진폭은 더욱 커진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대통령 임기인 5년짜리 시한부로 여긴다. 예측이 불가능하고 지속성이 없다는 이유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곤 한다.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이사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가 외교안보 전문가 20여 명과 지난해 7월부터 논의한 결과다. 국익을 위해선 외교안보 분야에서부터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정책과 인사 탕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단 산하 한반도포럼 운영위원장인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한국의 미래는 미·중 경쟁을 극복하고, 외교 영토를 넓히는 데 달려 있다”며 “이를 위해 새 정부는 외교안보에서부터 진영을 넘어서는 협치와 통합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경쟁 심화, 에너지 및 기후 위기, 코로나19 등 윤석열호는 시작도 하기 전 외교 난제에 맞닥뜨렸다. 외교가 점차 고차방정식으로 치닫고 있다.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한 윤 당선인을 보란 듯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며 새 정부를 시험대에 올렸다.

한반도평화만들기는 외교안보 분야에서부터 국내 결집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표방하며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공약을 윤 당선인 측이 도외시할 게 아니라 선별적으로라도 수용하는 식이다. 윤 당선인의 공약인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실용외교로 평화안보 실현’을 섞어 ‘당당한 실용외교’를 추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 협력 강화는 양측 모두 내걸었던 공약이다. 정책에서 공약수를 찾고 민주당에서 ‘선수’로 활동한 전문가들을 기용하는 것도 진폭을 줄이는 작업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안보로 여겨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침공에 제재로 반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주한미군이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들여오겠다고 하자 중국은 무역을 축소하며 보복에 나섰다. 윤 당선인이 경제안보 분야를 새 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과제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향후 이런 기류는 더욱 거세어질 전망이다. 한국의 기술 수준이나 산업계 동향, 반도체 공급망 등을 꿰뚫고 있는 전문성을 고려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금처럼 통상 업무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통상과 교섭 업무 자체가 안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관련 업무를 외교부로 이관해야 한다.

외교부는 영사관과 대표부를 포함해 167개국의 해외 공관을 운영 중이다. 1998년부터 2013년까지 외교부가 통상 업무를 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성과도 증명했다. 따라서 외교부에 통상 업무를 이관하고, 책임자를 국무위원급으로 격상해 국내에서 교통정리와 해외에 대표성을 부여하는 게 필요하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외교안보 제언


한국이 지난 30년간 추진했던 비핵화 외교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2018년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던 북한은 최근 핵·미사일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한국은 막대한 외교력을 투입했지만 북핵 위기는 진전과 원위치를 반복됐다.

북한이 2017년 핵 보유를 선언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다양한 발사 수단을 확보한 상황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 조치의 벽은 높아졌다. 국제사회가 북핵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정책에서 '현상 유지'를 배제해야 하는 이유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후 지원을 약속하는 방안은 북·미 간 불신의 깊은 골로 인해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다. 북한의 핵 동결 또는 모니터링 수용 등 낮은 수준의 비핵화와 그에 맞는 상응 조치를 교환하는 '잠정 합의(Interim Agreement)'가 마중물이 될 수 있다.


동시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상태로 하는 '한반도 비핵 평화체제 로드맵'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모든 당사자가 요구하는 비핵화, 평화체제, 북·미 수교, 남북 관계 정상화의 초기 조치와 중간·최종 목표를 담아야 한다. 이를 통해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북한과 거래할 다양한 카드를 개발할 수 있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남북 관계를 만들기 위해 '남북기본협정' 체결도 필요하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기본으로, 여기에 새로 합의된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보태면 된다. 이를 통해 남북 관계를 민족 중심에서 통일 시까지 잠정적인 국제 관계로 전환하는 효과가 있다.

국회에 상설협의체 설치해야


이 과정에서 남·남 갈등을 줄이고,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회에 상설협의체를 설치하는 게 필요하다. 여야가 중심이 돼 관료와 민간을 아우르는 협의체를 활용한다면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속가능한 대북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

북핵 협상의 촉진을 위한 정상 간 소통도 필수적이다. 예방·선제외교 차원에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야 한다.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되 군사력 강화와 국방 개혁을 통한 억제력 확보도 필수다. 또 남북 군비 통제 협상에 대비해 범정부적 전략협의체를 설치하고, 정파적 이익에 휘둘리지 않는 전문직업형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


전 세계는 미·중 갈등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에 끼어 있는 한반도는 더욱 그렇다. 한국은 2017년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 조치’를 겪으며 미·중 게임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경험했다.

오는 5월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 입장에선 중국이 미국 주도의 동북아 동맹 구조에서 한국을 ‘약한 고리’로 인식하는 점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야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선제적으로 행동하며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는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새로운 전략과 원칙을 발굴해 지정학적 중추 국가(피벗 스테이트)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대와 정치적 성향을 초월해 국민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가치를 한국 외교 원칙으로 확립함으로써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협력)과 전략적 모호성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중 간 주요 현안별로 ‘맞춤형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또 미·중 경쟁 속에 선택을 강요받는 수동적 태세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는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또 두 초강대국이 한반도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상황은 한국의 자율성 상실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미·중 게임과 한반도 게임을 분리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미·중 경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양국 협력이 가능한 공통 분야를 적극 공략하고 외교적 노력을 다하는 것은 차기 정부의 과제다. 전 세계 국가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공통분모를 발굴해 이 분야의 선도국가가 되는 방식이다. 기후 외교, 감염병 예방과 관련한 보건 외교의 강화가 그 예다.

한국은 1970년대 이후 개발 우선 전략을 추진한 결과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세계 4위다. 그런데도 국제사회에 탄소 배출량 저감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아 ‘기후 악당’으로 불린다. 기후 외교를 위한 10년 마스터플랜을 짜고, 녹색성장과 기후 적응, 수자원 관리, 산림 복원 등에 적극 나서면서 북한과 발전 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한다면 기후 악당에서 벗어나 이 분야를 선도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보건 외교는 새로운 영역이지만 필수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백신과 치료약은 전략무기가 됐다. 백신 특허와 기술을 가진 국가들의 목소리는 커졌다. 이런 경험은 더는 질병을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말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보건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 백신 기술 확보국들과 긴밀한 외교관계를 강화해 기술을 확보해서 백신 전략 국가로 발돋움해야 한다. 이 문제는 대통령이 챙겨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악의 국면을 맞이한 한·일 관계 개선도 간과할 수 없다. 한·일 관계는 양자 관계를 넘어 한·미 동맹의 연장선에 있다. 양국 관계가 개선됐을 때에야 미국 주도의 한·미·일 협력 체제가 효과적으로 가동될 수 있다. 과거사 갈등의 뇌관인 강제징용 문제의 경우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정상 간 셔틀 외교를 복원하고 고위급 대화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 과정에 일본의 건설적 역할을 견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외교안보 정책제안 TF 명단
김병연 서울대 교수, 김석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 박태호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안동일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이원덕 국민대 교수,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유연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 전우택 한국의학교육 학회장, 정태용 연세대 국제대학원교수, 한용섭 전 국방대 부총장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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