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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비전포럼35] “일본, 한국의 G7 참여 지지하면 한·일 관계도 안정”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4-10-30 13:04    151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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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자민·공명당 연립 정권이 27일 일본 총선에서 참패했다. 집권 여당이 중의원 의석의 과반(233석) 확보에 실패한 건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이시바 총리는 집권 한 달 만에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게 됐다. 미국 대선도 초접전 양상이다. 지난 28일 한·일 비전 포럼 참석자들은 “한·미·일 정치 리더십의 약화가 한·일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윤덕민 전 주일대사 발제 요약


이번 선거에선 집권당의 정치 자금 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의 분노가 예상보다 컸다. 이시바 총리는 물의를 빚은 아베파 중진 의원들을 공천 배제하는 등 강경 대응했지만, 자민당이 이들에게도 선거 직전 금전 지원을 한 게 드러나며 여론이 급격히 식었다. 통일교 자금 수수 스캔들, 지난 30년간 경험해보지 않았던 물가 상승률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정국의 혼란과 미 대선 결과, 한국의 국내 정치적 상황이 연동되며 정치적 변동성도 커지게 됐다. 러시아와 북한의 파병에 이르는 군사 동맹과 국제 자유무역 질서의 붕괴 등 우리 안보 정세와 전략적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차기 미 행정부에선 향후 대중(對中) 정책에 있어 미·일과 얼마나 발을 맞추느냐가 우리 정부의 숙제가 될 것이다.

내년 6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우리에겐 ▶한·일 관계의 제도화 ▶국민의 관계 개선 체감 ▶역사를 넘어 미래를 지향하는 협력 관계 구축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있다. 이를 위해 ‘김대중·오부치 선언 2.0’과 더불어 셔틀 외교의 제도화로 전략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미·일 연대 속에 일본과 협력해 현재 유럽 중심인 G7(주요 7개국)을 한국·호주를 포함한 G9으로 확대해야 한다. 데이터·안보·첨단 기술을 포함하는 포괄적 경제 협력 협정을 맺고 양국 간 자유 왕래도 고려할 만하다.

입국심사 간소화 ‘사전입국제’ 필요


▶신각수 전 주일대사=이시바 총리가 선출됐을 땐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가진 정치인이기 때문에 한·일 관계에 플러스 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상당히 영향력을 잃어버림으로써 조기 퇴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국민민주당과 입헌민주당은 약진했지만, 유신회·공산당은 되레 줄었다. 자민당을 비판하면서도 안정을 지향하는 경향을 보였다.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지금처럼 실익 중심의 접근법이 중요해 보인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아베파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앞으로 총리가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상황은 한·일 모두 국내 정치적 리더십 약화로 양국 정상 간 전향적인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

▶최상용 전 주일대사=국가 이익의 입장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되, 국민은 일희일비하지 말고 교류 협력을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을 추진하기엔 양국 정부의 리더십이 취약하다. 한국의 G7 가입은 우리가 진지하게 임하면 일본은 반대하기 어렵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양국 국민이 연간 800만 명 오고 간다. 양국 정부가 입국 심사를 간소화하는 사전입국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래 세대의 교류와 관련해선 최우선 과제가 학비·생활비를 지원하는 ‘아시아판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다.

한·일, 한·중 관계 모두 관리하는 것이 관건
▶이병기 전 주일대사=대일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정부에서 활용해야 한다. 위안부 협상도 찬·반이 있었지만 후속 조치가 안 됐다. 대중 관계 개선도 상당히 필요하다. 한·미·일만 가지고 동북아를 움직일 수 없다. 한·중 관계의 여러 난관이 있지만 사람을 계속 보내 노력해야 한다.

▶강창일 전 주일대사=공명당도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입헌민주당은 매우 친한적이다. 한국에 우호적인 이들 그룹을 잘 활용해야 한다.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한다”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명언처럼 과거를 무시해선 안 된다.

▶안호영 전 주미대사=미 대선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되고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 된다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한·미 관계나 한·미·일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혁 전 주베트남 대사=이시바는 약체 총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셔틀 외교가 과거처럼 빈번하게 이뤄지기 어렵다. 과거사에 대해서는 일본에 분명히 짚을 부분은 짚어야 한·일 관계가 미래 지향적으로 갈 수 있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이지만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이 문제는 작은 틈만 보여도 곧바로 국내 정치의 문제로 변질한다. 문제가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강제동원 기업들 사죄 안 한 건 문제
▶신현호 해울 대표 변호사=우키시마호 폭침 사건이 불씨로 남아 있지만, 적어도 강제동원 사건은 2018년 대법원의 판결 이후 소멸시효 3년 이내에 제기된 추가 소송이 없어 법적으로는 마무리 됐다. 다만 피고 기업들이 여전히 사죄하지 않은 건 문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거사 문제에 있어 일본 측에서 ‘물 컵의 반’을 채우지는 못 할 것이다. 또 이시바 총리가 집권 직후 주장했던 ‘아시아판 나토’도 실현이 어려워졌다. 아시아 국가들의 이질성을 따져보면 군사 동맹 체제는 상정하기 어렵다.

▶이하경 중앙일보 대기자=과거사 문제로 한·일 간에는 현격한 시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일본을 향한 메시지 관리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정부가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제 정치 무대에서는 정부, 민간, 정치권, 심지어 언론도 각기 역할이 있다. 이른바 ‘투 레벨 게임’을 해야 한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한·일 간 금융 자산 측면에서 자산 시장의 공유는 가능하다고 본다. 전략 산업은 각자 추구하는 것이라 공유는 쉽지 않다. 벤처 기업의 경우 양국 심사 기준의 표준화를 추진해볼 수 있다.

양국 기술심사 표준화로 교류 지원
▶권태환 한국국방외교협회장=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의 두 가지 변수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동향과 미국의 동맹 전략 변화다. 핵을 보유하지 않은 한·일에서 안보 문제는 양국 국민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창민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최근 일본 고교생들이 한국 대학으로 진학하고, 노동 시장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정작 한국에 온 일본 학생들은 비자 전환이 어려워 취업을 못 하고 있다. 정부가 어려움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서석숭 한일경제협회 상근부회장=한·일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경제 협정은 정부 의지와 달리 경제계에서 양자 간 진척이 쉽지 않다. 협상 진행 과정에서 농림·축산 등의 분야에서 동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박문수 미래와가치 회장=이시바 정권은 여러 정치적 이슈가 많아 일본 내에서도 입지가 불안하다. 이럴 때 대일 외교만큼은 모든 지혜를 발휘해서 협력과 화해를 도모해야 한다.

EU처럼 공동 시장 만들어 평화 추구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일본 금융은 한국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융복합 시대 관점에서 보면 금융 부분도 디지털이나 IT 스타트업 부문은 일본에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고 일본도 배우려 한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고문=중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자 엔화가 달러 대비 153엔을 넘어서는 등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다. 이 여파로 일본 증시는 강하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홍석현 재단 이사장=최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어 열풍이 풀고 있다. 한·일 관계는 이런 지점을 살려가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경제다. 19~20세기 전쟁을 겪은 유럽이 최근 100년간 평화를 유지하는 건 EU(유럽연합)를 통해 공동 시장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한·일이 먼저 공동 시장을 구축하고 이후 동남아부터 대만, 궁극적으로 중국까지 포함한다면 동북아의 전쟁 위험이 훨씬 줄어드는 구조가 된다. 정치권은 무엇보다 반일로 표를 얻으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한반도평화만들기=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 위해 2017년 11월 출범했다. 산하의 한일비전포럼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해법을 찾고 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가 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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