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코리아 포커스] “이튼 꺾은 영국식 ‘아카데미’ 도입, 교육개혁 속도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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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묻다
“이튼보다 ‘옥스브리지(옥스퍼드+캠브리지)’에 더 많은 학생을 보냈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깨워준 브램턴 매너 아카데미다.” 2021년 10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언급한 이 학교는 런던 동부에 위치한 공립고다. 당시 옥스브리지 합격자 55명을 배출해 연간 학비만 7000만원가량인 이튼(48명)을 제쳤다.
런던 빈민가에서 꽃핀 교육혁명
학교가 있는 뉴엄은 런던에서 두 번째로 빈곤율이 높은 지역이다. 전교생의 90%가 흑인·아시아인 등 소수 인종이고,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학생이 3분의 2가량 된다. 가난한 동네의 공립학교가 유수의 사립학교들을 제치고 명문고로 도약한 비결은 뭘까.
브램턴 매너로 대표되는 영국의 자율형 공립학교 ‘아카데미’는 교육과정 수립과 예산 편성·지출, 교원 선발 등의 폭넓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학력수준을 끌어올렸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리셋코리아 포커스 인터뷰에서 “10년간 기초학력이 크게 떨어졌는데 아카데미처럼 학교에 자율권을 주고 공교육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과정·예산 등 학교에 넘겨야
영국 공교육 살린 ‘브램턴’ 참고
‘문과침공’ 수능 보완책 찾을 것
한국의 학력저하 현상은 매우 심각하다. 코로나19 이전부터 학생들의 학력수준은 이미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기초학력미달 고교생은 2011년 각각 2%(국어), 4.4%(수학)에서 2019년 4%, 9%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이후인 2021년엔 각각 7.1%, 14.2%로 다시 뛰었다.
각 부처 장관 등과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리셋코리아 포커스는 올해 첫 회로 교육에 대해 논의했다. 김성열(경남대 명예교수), 김진형(전 인천재능대 총장), 박상욱(서울대 교수), 정제영(이화여대 교수), 조훈(서정대 교수) 등 교육분과 위원 5명이 묻고 이 부총리가 답했다. 이 부총리는 “좋은 학교를 많이 만들어 학력을 높이고 지역을 살리는 게 교육개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지역기업과 연계한 협약형 공립고
Q : 김진형: 선도고가 지역 명문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뜻인가.
Q : 정제영: 학교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Q : 조훈: 외국어고, 자사고, 마이스터고 등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통합수능은 난이도 조정해야
Q : 정제영: 2025년부터는 고교학점제 실시로 내신에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성적 인플레이션으로 입시 변별력과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Q : 정제영: 유치원·어린이집 교사의 자격과 처우 문제가 유보통합의 핵심이다. 30년간 풀지 못한 난제인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부실대 퇴출해 지방대 살려야
Q : 박상욱: 학령인구가 급감해 대학의 미래가 뻔한데,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Q : 박상욱: 지자체에 대학 정책을 이양키로 했다. 정치적 득실에 따라 대학 운명이 결정될 우려는 없나.
Q : 김진형: 강남 학원가에선 이미 국·수·영 다음으로 코딩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공교육에선 매우 열악하다.
김성열 경남대 명예교수는 “‘미국 교육의 희망’이라고 불리며 공립학교 개혁 모델로 꼽히는 차터스쿨은 개별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과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대신 높은 책무성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 내용과 방법 결정, 학사·재정 운영 등에 있어 관료적 규제와 간섭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도 “차터스쿨과 아카데미 모두 개별 학교의 자율성을 대폭 보장하는 게 핵심”이라며 “두 학교 모두 학업성취 수준이 낮은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한 교육개혁이었다”고 했다. 이어 “국공립학교에 민간의 자율성을 불어넣으면 학교 교육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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