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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남북 정상회담, 부정적 미래에 더욱 대비해야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18-04-23 12:19    4,937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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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남북 정상회담, 부정적 미래에 더욱 대비해야

 

북·미 대응 따라 9개의 미래 가능
예측된 미래 따라 목표 설정하고
목표에 맞는 전략들을 준비해야
악마는 방심하는 빈틈에서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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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형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리셋 코리아 4차산업혁명분과장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온 국민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 들려오는 뉴스는 대부분 핵 폐기와 함께 평화체제가 정착될 것 같은 긍정적인 것들이다. 참으로 기쁜 소식이다. 얼마나 기다리던 소식인가. 

그러나 잠시 한 템포 쉬며 생각해 본다. 2000년 세계사에 깡패 국가가 하루아침에 개과천선하여 순한 양이 되었던 역사가 있는가. 혹시 우리는 지금 뒤에 가려진 부정적인 것은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해본다. 과학적인 방법론을 이용하면 감정의 치우침을 벗어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미래학 방법론에 따라서 현 상황을 냉정하게 점검해 본다.

미래학은 발생 가능한 복수의 미래를 탐색 연구하여,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긍정적인 미래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필요 없다. 그러나 부정적인 미래는 우리가 피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미래학에서는 긍정적인 미래보다 부정적인 미래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

현재 김정은이 파격적인 말을 하지만 그것은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 또는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그동안 북한의 행적이 말해준다. 지금 우리 앞에는 불확실성이 많은 미래전략 문제가 놓여있는 셈이다. 

오늘 우리 앞의 문제를 미래 예측-희망 미래-전략 수립의 3단계로 나누어 설명해보자. 그리고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하여 예제를 만들어 본다. 필자의 일천한 남북 관계 지식으로 만든 예제라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우선 첫 번째인 ‘미래 예측’ 단계다. 이번 협상 문제는 한국·북한·미국의 3개의 플레이어가 있다. 이것은 상대가 있는 협상이기 때문에 북한과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대응책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북한은 크게 세 가지 선택(a, b, c)을 가질 수 있다. 북한의 선택 a는 진정으로 과감하게 핵 폐기하는 것이다. b는 경제적인 대가를 받아내고 핵 폐기 여부를 결정하는 선택이다. c는 시간을 질질 끌고 현재의 유엔 제재를 피해 보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하여 미국의 대응책도 크게 세 가지(A, B, C)가 있을 수 있다. A는 유화적인 입장이다. B는 현재처럼 압박을 지속하는 대응이다. C는 무력 사용이다, 북한과 미국의 선택은 9개(3X3) 개의 미래를 만든다. 예를 들어서 미래 aA는 북한이 과감한 핵 폐기를 하고 미국이 유화적인 태도로 나오는 미래다. 또한 미래 bA는 북한이 경제적인 대가를 요구하고 미국이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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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4/23 

 

두 번째 단계에서는 예측된 미래들을 참고하여 목표를 설정한다. ‘희망 미래’는 통합적으로 하나를 정할 수도 있고, 예측된 미래에 따라서 각각 정할 수도 있다. 하나의 목표만 정한다는 뜻은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는 이것을 꼭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를 향하여 노력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중간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인 대가를 요구하고, 미국은 거기에 응할 의사가 없을 때, 우리가 추구할 중간 목표를 준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 

미래 관리의 세 번째 단계는 ‘미래 전략’ 수립이다. 미래 전략은 예상되는 미래에 따라서 각각 수립하는 것이 원칙이다. 예를 들어 aA미래에 대해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어 가면서 핵 폐기를 도와주고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aB미래에 대해서는 돈을 미국과 절반씩 분담하며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는 전략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전략들을 시나리오처럼 기술할 수도 있다. 우리의 예제에서는 9개의 미래가 있기 때문에 9개의 전략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협상에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내가 주장하는 것을 100%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협상에서는 이것을 배트나(BATNA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 협상 결렬 시 가지고 있는 차선책)라고 부른다. BATNA은 절대 노출하지 않는다. 노출되면 상대방이 처음부터 이것을 주장하고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운명이 달린 협상이 앞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끝이 아니라 몇 년간의 긴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를 예감하는 문재인 대통령도 ‘악마는 디테일 속에 있다’는 말을 했다. 이럴 때일수록 협상의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발생 가능한 모든 미래·목표·전략·BATNA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미래학적인 방법을 활용하여 체계적이고 정교한 준비를 기대한다. 그리고 부정적인 미래에 대하여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악마는 방심하는 빈틈에서 자란다. 

이광형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리셋 코리아 4차산업혁명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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