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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림 연세대 교수] 제3차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부쳐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18-09-19 15:14    4,777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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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핵의 직접 당사자는
미국보다 한국임을 잊어선 안 돼
북, 남한과 최종적 비핵화 이뤄야
미국과 세계 향한 평화 구가한다
이제 서울서 남북 정상회담 열려야
상서로운 화해와 평화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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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

지금 역사적인 제3차 평양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이때 제3차 정상회담은 두 가지 의미를 담는다. 즉 평양에서 열리는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자 문재인 정부 들어 열리는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뜻을 함께 갖는다. 

6개월 안에 정상회담이 세 번이나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남북관계가 얼마나 급변했는지를 증거하는 동시에, 북핵 문제 해결의 진전이 얼마나 막혀 있는지를 함께 상징한다. 하나의 사건이 두 개의 상반되는 표상-남북관계 발전과 북핵 문제 교착-을 동시에 갖기도 극히 어렵다. 

이 두 현상의 병행으로 인해 우리는 또 다른 이상감각의 기묘한 공존을 체험한다. 하나는 2017년 북한 핵·미사일 실험으로 인한 대결 상황과 말폭탄 국면이 지녔던 급박한 전쟁 위기를 잊고 있는 동시에, 다른 하나는 허다한 분야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이 갖는 효과를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 즉 전쟁 위기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의 전이는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 노력으로 인해 가능했다. 반면에 후자, 즉 이산가족·군사·문화·체육… 분야에서 남북관계의 괄목할 만한 진전을 국민이 체감하고 있지 못한 이유는 위기의 최대 원인인 북핵 문제의 해결 기미가 아직 난망하기 때문이다. 

6개월 내에 세 번씩이나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인해) 열릴 수 있고, 또 (북핵 문제 때문에) 열려야 하는 이 기묘한 모순적 공존현상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 평양에서 만나고 있는 두 정상의 절대적 소명을 생각하매 해법은 의외로 명료하다. 그것은 갈등 해소의 본질과 직결된다. 인류 역사는 갈등과 적대행위 해결 과정의 한 분명한 공통점을 보여준다. 그것은 나라 간 다툼이건, 개인 간 다툼이건 동일하다. “갈등의 주체가 평화의 주체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너무 명백해 반박의 여지조차 없다. 즉 ‘휴전’ ‘강화’ ‘적대행위 중지’에서는 중재의 역할이 필요하고 작동 가능하나, ‘평화’ ‘화해’ ‘상생’은 오직 갈등 당사자들의 직접적 ‘인정’과 ‘대화’와 ‘정면 협상’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중재 역할은 불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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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림칼럼

북핵 문제 해결 도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대결 중지에는 성공했으나 궁극적 북핵 해소와 평화 정착에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간단하다. 대한민국이 북핵 문제의 직접적인 당자사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국가로 인정받게 될 때 안보·경제·외교에서 최대 피해자는 미국이 아니라 단연 한국이다. 한반도 비핵평화를 이루었을 때 최대 수혜자도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다. 

세계 안보 문제인 북한의 핵개발은 냉전 해체와 소련 붕괴를 맞아 ‘남한으로의 흡수통일을 방지하기 위한’ 북한의 필사적 노력의 산물이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도 북·미를 중재하려 하고, 김정은 위원장도 북·미 축을 통해 해결하려 하는 한 북핵과 한반도 문제는 적대 중지는 가능하나 궁극적 평화와 화해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미 두 개의 근본적인 한반도 안보체제가 지닌 본질적인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53년 정전체제와 94년 기본합의체제다. 전자는 한국전쟁을, 후자는 북핵 해결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둘 모두 북·미가 기축이었다. 자기의 사활이 걸린 안보 문제에서 제3자 위치에 서는 우를 재연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서 한국은 미국보다 더 직접적인 당자사라는 위치를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미국은 오직 미국 안보와 세계 핵확산·핵전쟁 방지에서 당사자일 뿐이다. 핵을 포함한 대남 위협과 남북 군비경쟁은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일차 당사자다. 궁극적으로 한반도에서 ‘핵 있는 평화’와 ‘핵 있는 남북관계 개선’이 불가능한 이유다. 

북한은 남한과 함께 최종적 비핵화를 이루었을 때 비로소 미국과 세계를 향한 실질적 평화를 구가할 수 있다. 그 역이 아니다. 남한은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로서 미국 및 세계와 함께 주도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실현할 때 비핵평화의 이익을 주체적으로 향유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래 핵은 물론 현재 핵의 포기를 통한 항구적 평화의 구축”을 제안한다. 그 길로 가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의 비핵화 약속을 꼭 지켜야 하는 까닭이다. 

동독과 서독의 정상회담은 두 국가 지역이 3대3이었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의 평양과 서울 개최는 3대0이다. 서울에서도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할 정도로 핵 문제와 적대의식이 해결될 때 비로소 상서로운 화해와 평화가 가능하다. ‘평양의’ 남북 정상이 이 점 재삼 유념하길 호소드린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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