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전 주러대사] 징용문제, 초당적 접근이 필요하다 > 칼럼

본문 바로가기

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트 내 전체검색
HOME > 재단소식 > 칼럼

[위성락 전 주러대사] 징용문제, 초당적 접근이 필요하다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2-10-04 10:22    145 views

본문

한일 정상회동 파문은 징용문제의 과거와 현재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이 파문의 기저에는 징용 관련 해법이 제시되지 않는 한 한국과 정식 정상회담을 안 한다는 일본의 입장이 있다. 일본이 이런 경직된 입장을 세우기까지 한일 간에는 오랫동안 치고 받기가 있었다. 지난 정부 때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오자, 한국은 삼권분립과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우며 한일협정 상의 분쟁해결 절차인 양자협의와 중재위 회부를 거부하고, 대법원 판결 이행을 모색했다. 국내법 위주의 접근이었다. 자극을 받은 일본은 대법원 판결 이행을 일절 거부하고 한일협정으로 끝난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제법 위주의 접근이었다. 급기야 일본은 해법 없이는 정상회담을 안 한다는 입장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그 후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섰다. 새 정부는 대일 관계개선을 표방하고 해법 마련을 위해 일본과 협의를 하면서 국내 의견수렴 작업을 해왔다. 국내법 위주의 접근을 완화했다. 정부로서는 이런 노력과 병행하여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해결을 위한 동력을 보태려는 생각이었던 듯하다. 


이처럼 정상회담에 대한 한일의 생각이 서로 다른 데다가, 회담 일정 발표 과정에서 혼선 마저 생겨서 일이 꼬였다. 결과적으로 회동의 뒤끝이 안 좋게 되었다. 해법 마련 작업을 해오던 한국으로서는 일본의 경직된 자세를 탓할 만 하다. 그러나 이를 따지기 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 지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것이 한일 정상회담 파문이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일 것이다.

그 동안 새 정부는 종래 보다 좀 더 현실적인 자세로 해법 마련 노력을 해왔다. 민관 합동위원회를 설치하여 의견수렴 노력도 했다. 각료급에서 피해자도 만났다. 이제 정부는 해법 제시가 다음 수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해법은 대위변제와 유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정부가 이렇게 진행해도 괜찮을 지 못내 불안하다. 첫째 이유는 해법에 대한 여론 수렴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한일협정과 상치되고 일본이 국제적 합의 이행을 완강하게 요구하는 현실 속에서, 한국이 유연한 해법을 내지 않고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 이는 불가피하게 우리가 양보하는 모습으로 비치므로 국민감정 상 부담스러운 일이다. 부담스러운 해법을 도출해야 하니 그 과정에서 여론을 모으는 작업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한 장치가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민관 합동위를 추진한 정부의 접근은 맞는 방향이지만, 실무급의 조직이라서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 합동위는 상황을 이끌지 못하고 논의의 장에 머물렀다. 논의 과정에서 피해자 단체는 정부가 특정 해법을 밀고 나갈 가능성을 경계하고 정부를 비판하다가, 하나 둘 합동위를 이탈했다. 대위변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견해가 표출되었다. 의견이 모아졌다기 보다 논란이 확대된 인상이다.

둘째 이유는 정부의 낮은 지지율과 여야 간의 심한 대립이다. 각종 수사의 대상이 된 야당은 투쟁 모드 속에 있다. 그만큼 정치적 환경은 어렵고 민감하다.

여건이 이런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특정 해법을 밀고 나갈 경우, 피해자는 이의를 제기하고 진보 여론과 야당은 반대할 소지가 있다. 낮은 지지율 하에 있는 정부로서는 휘발성 높은 과거사 문제에 휘말려 추진동력을 잃을 수 있다. 정부가 이를 관철한다 해도, 야당이 계속 반대하면 추후 정부가 바뀐 후에 위안부 사례처럼 뒤집힐 수 있다. 이것은 정부와 야당,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안되니 피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가 기존 접근에 몇 가지 고려를 가미했으면 한다. 먼저 제기하고 싶은 것은 초당적이고 정치 사회적 비중이 큰 인사들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해법을 논의하는 방안이다. 이 과정을 거쳐야 여론을 모으고 논란을 줄일 수 있다. 추가적인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다. 굳이 예시적으로 거론하자면 징용문제 해결을 위해 대위변제에 가까운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는 야당 출신 전직 국회의장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겠다.

다음으로 거론하고 싶은 것은 서둘러서 일을 쉽게 하려다가 법적으로 취약한 해법을 채택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면 피해자 단체가 대법원 판결과 배치된다며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만일 법원이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면 낭패가 될 것이다. 어렵더라도 법적으로 빈틈 없는 해법을 추구해야 한다. 혹자는 지금과 같은 여야 대결 국면에서 야당의 호응을 얻기가 쉽겠는지를 물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그러면 현 국면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밀어 부치는 것이 좋은지를 반문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특정사안에 국한해서라도 국익을 위해 여야가 협치하는 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정부가 하기에 달려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 파문은 씁쓸한 뒷맛과 함께 과제를 남겼다. 뒷맛은 떨쳐 버리고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국내에서 국론을 수렴하여 지속 가능한 해법을 도출하는 일이 과제다. 이 작업을 초당적으로 확실하게 하면 좋겠다.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리셋 코리아 외교안보분과장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신글
인기글
한반도평화만들기

공익위반사항 관리감독기관     국세청   통일부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48, 3층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

(전화) 02-3676-6001~4 (팩스) 02-742-9118

Copyright © koreapeacefound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