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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재호 태재대 총] 개헌 대통령의 임기는 적절한가?

By 한반도평화만들기    - 26-09-22 12:19    17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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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개헌 논의의 핵심은 4년 대통령 임기와 연임제에 있다. 우리도 4년 연임 대통령제를 1공화국과 3공화국 때 경험한 적이 있지만 모델은 미국 대통령제다. 종신제인 왕정을 버리고 행정, 입법, 사법의 삼권 분립을 기본으로 4년 임기 대통령제를 발명한 것은 250년 전 미국이었다. 행정도 연방정부와 주정부, 입법도 상원과 하원, 사법도 연방법원과 주법원 등 견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디자인한 권력구조였다. 이후 대통령제는 많은 나라의 모델이 되었지만, 미국도 지금 정치양극화와 제왕적 대통령 등 민주주의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대통령 선거는 선출된 대통령이 취임 후 어떻게 국정운영을 할지 모르는 정보비대칭 상태에서 양대 정당 후보 중 한 명을 뽑게 된다. 취임사는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등 우아한 언사로 포장되지만 취임하고 나면 막강한 권력을 발휘하는 제왕적 대통령이 되곤 한다. 제왕적 대통령은 정당을 장악하려 하고 국정에서도 만기친람의 절대 권력을 행사하려고 한다.

민주화 이후 대통령들은 집권 3년 만에 취임 초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취임 3년 후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갤럽 등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취임 3년 후 긍정평가는 김영삼 대통령이 41%, 이명박 대통령은 44%, 박근혜 대통령은 42%, 문재인 대통령은 47%라고 한다. 노태우 대통령은 12%,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27%, 계엄 전 윤석열 대통령은 19%에 불과했다. 취임 4주년 지지율이 역대 최고라던 문재인 대통령도 그때 긍정평가가 34% 정도다. 이처럼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3년이면 급락하는데 5년 임기를 이어가는 것이 적절한가?

대통령 취임 첫 해는 조직개편, 장관 임명, 정책기획 등에 허니문 기간을 갖게 된다. 이후 본격적으로 정책이 추진되면 국민들의 평가가 시작된다. 하지만 이 평가가 아무리 나빠도 5년 임기를 보장받았기에 제왕적 대통령의 고집스런 국정운영은 임기 말까지 이어진다. 이를 참지 못하는 정치적 갈등 속에서 촛불시위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계엄 선포로 탄핵을 맞는 대통령이 나왔다. 이런 비극적 전철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하나?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2022년 말까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내각 집권기간은 기껏해야 평균 2년 정도였다. 예외적으로 16년간 장기집권을 했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5번의 총선을 치루며 다양한 연정을 시도하면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영국의 경우 지난 7월 앤디 버넘 수상이 취임하기 이전에 리즈 트러스 총리가 49일, 리시 수낵 총리가 1.7년, 키어 스타머 총리가 2년 정도만 재임했다. 일본도 지난 30년간 총리의 재임기간은 평균 2년에 불과하고 1년을 못 채운 총리도 8명이나 된다. 결국 선거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국정을 맡겨본 이후에 신임을 묻는 방법밖에 없다.

2025년 잉글랜드의 지방선거에서는 전통적 양대 정당이 참패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노동당은 189개의 의석을 잃었고, 보수당은 674개의 의석을 잃은 반면 2021년 선거에서 한 석도 없었던 개혁당이 총 1637개 의석 중 804석을 차지했다. 이런 변화는 젊은 유권자들이 SNS의 밈을 통해 이미 몇 년 전부터 전통 노동당과 보수당 양대 정당을 조롱하고 비웃는 현상이 급속히 퍼진 결과라고 한다.

모이제스 나임은 『권력의 종말』에서 이제 정보 독점이 끝나 권력도 힘을 잃게 된다고 했다. 일반인들도 누구나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 정보는 신속하게 확산된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나 정보도 빠르게 퍼져 2, 3년이면 정권이 수명을 다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2배속, 3배속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는 MZ세대 등 AI시대 유권자들에게 대통령 임기 5년도 긴데 4+4 8년 연임은 너무 길게 느껴질 것이다.

7인의 연방평의회가 집단 국가수반 역할을 하며 매년 1명을 1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스위스 같은 나라도 있다. 책임 정치를 위한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개헌이 불가능하다면 세상이 빠르게 바뀌는 AI시대에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여 신임을 묻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한다. 국가수립 초기와 같이 장기간 국정설계가 필요한 시대도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정치지도자들에게 집권의 기회를 부여하고 빠르게 책임을 묻는 것은 어떨지? 그렇게 되면 대통령도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고 정당도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기보다는 끊임없이 정책을 개발하는 정책정당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지금 개헌논의에서 마치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4년 연임제인 8년 집권이 아니라 3년 후 신임투표나 재선을 통해 2년 또는 3년만 더 연임할 수 있는 3+2나 3+3 대통령제도 한번 고민해보면 좋을 듯하다.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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