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북한알기 강좌]"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절반의 성공"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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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은 6월 20일 숙명여대에서 가진 ‘생활 속 북한 알기’ 강좌 특강에서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홍 이사장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선 김정은 외교의 최대 승리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도 실패로 봐선 안 된다. 생존의 길이 핵 개발 뿐이라고 믿는 북한의 입장을 생각하면 우선 신뢰로 길을 연 것도 괜찮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순헌관 중강당에서 '생활 속의 북한 알기'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홍 이사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길게 보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김 위원장이) 이번 싱가포르 회담이라는 전투에선 이겼을지 모르지만 앞으로의 전쟁에선 질 수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얼마나 훌륭한 지도자인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이어 “핵을 감추고 뒷문으로 중ㆍ러의 지원을 받으며 살아가는 선택보다는 결국 국제사회의 정상국가로 나와 정정당당한 대도를 걷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북ㆍ미 회담 이후 한국 사회에 대한 조언도 내놨다. 홍 이사장은 “우리가 절대로 긴장을 늦추지 말고 한ㆍ미 동맹에 기반해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를 할 때까지 감시해야 한다”며 “남측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분열하는 건 북한에 틈을 주는 일이다. 비핵화까지는 최소 15년이 걸리는데 이 긴 과정에서 분열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북ㆍ미 회담에 대한 평가가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엇갈리는 점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홍 이사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불신은 더 커졌고, 통일이 곧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더 흥분하고 있어 갈등의 계곡이 더 깊어졌다”며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며 교집합을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 어느 한 쪽만으로는 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일관된 대북 정책과 민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북ㆍ미가 충돌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인도적 지원 등 비정치적 교류는 꾸준히 해나가야 하고, 이런 분야에서 시민단체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석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순헌관 중강당에서 '생활 속의 북한 알기'란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앞줄 왼쪽은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 오른쪽은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경록 기자
홍 이사장은 이어 “평화로 가는 긴 과정에서 절대로 과속을 해선 안 된다”며 “정신을 바짝 차리고 평상심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하나하나 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순헌관 중강당에서 '생활 속의 북한 알기'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생활 속의 북한 알기’ 강좌는 숙명여대와 1090 평화와 통일운동ㆍ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이 2015년부터 진행 중인 북한 관련 강의다. 이날 특강에 참석한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은 “교육ㆍ의료ㆍ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이 함께 할 수 있을 때를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생활 속 북한 알기’ 강좌는 학생들에게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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